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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 카논


이때까지 읽었던 미미여사의 작품들 중에서 단편집이 있었던가. 아마 없었던 것 같다. [모방범]은 한 권의 두께도 만만치 않은데 세권이 한 세트이고 [솔로몬의 위증]도 마찬가지였으며 초창기 이야기들 중에서 [가모우 저택사건]과 [고구레 사진관]들도 기본이 다 두권 한 세트로 이루어져 있다. 에도시리즈중에서도 한편씩 따로 끊긴 이야기들은 있지만 마지막에는 연결이 되는 연작소설의 형태를 듸고 있으니 진정한 단편은 아마 이 책이 처음인듯 하다. 처음에는 단편이라 해서 살까 말까 망설였지만 단지 작가 이름만으로 선택했다. 나쁘지 않다. 물론 두꺼운 책이나 시리즈들에 비하면 가볍다. 많이 가벼운 편이라 훨헐 날아갈수도 있을 정도지만 그 가벼움에서도 진중함을 찾는다면 충분하다. 사회성을 찾는다면 충분하다. 그러니 읽는 사람에 따라서는 절대 가볍지 않은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단지 살인사건이 나오지 않고 끔찍하고 기겁할 만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고 가볍게 치부헤 버려서는 안될 일이다. 평범한 하루. 회식을 끝내고 새벽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들른 편의점. 가끔 보는 초등학생 꼬맹이와 술에 떡이 된 아저씨 한명이 손님의 전부. 물건을 고르는데 들어온 강도. 오토바이 헬멧을 뒤집어 쓰고 총을 가진 그는 손님들 모두를 카운터 밑으로 몰아넣고 편의점 아르바이트생과 뒤로 사라졌다. 유일하게 목격된 것은 그가 바지 주머니속에서 꺼내서 던져버린 딸랑이 하나. 아기가 가지고 노는 딸랑이는 왜 그의 주머니 속에 들어있었고 그는 왜 그것을 쓸모없다는 듯이 버리고 간 것일까. 불의의 사고로 다리를 잃고 두문불출하던 십대소년에게 주어진 할아버지의 유서. 그는 그것을 계기로 다시 세상밖으로 나오게 된다. 할아버지는 어떤 유서를 작성하셨던 것일까. 자신을 차버린 남자를 죽이기 위해서 배운 운전. 그녀는 과연 그 계획을 이룰 수 있을까. 일곱개의 짤막한 이야기들이 저마다의 개성을 살리며 오밀조밀하게 모여 들었다. 신문 사회면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은 아니지만 자주 보이는 이야기들을 소재로 삼아서 약간만 바꾸어도 이렇게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나타난다. 누구나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능력. 그것이 바로 작가가 아닐까.
추리소설의 여왕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집
일상의 상처와 상처를 치유하는 사람 의 이야기

일본 최고의 대중작가로 손꼽히는 ‘추리소설의 여왕’ 미야베 미유키의 단편소설을 한 권으로 엮었다. 그는 특별할 것 하나 없고 때로는 전혀 어울리지도 않는 소재로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펼쳐보인다. 일상의 상처를 이야기하면서 이 상처를 치유하는 것은 다름 아닌, 사람 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는 표제작 「인질 카논」을 포함하여 총 일곱 편의 작품이 실려 있다. 모두 자기만의 상처를 안고 있고 때로는 그 아픔에 짓눌려 좌절하지만, 그래도 그 안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암울한 우리 사회의 현실을 담아내지만 사람을 통해 치유되는 상처를 그리며 또다른 희망을 그린다.


인질 카논
십 년 계획
과거가 없는 수첩
팔월의 눈
지나간 일
산 자의 특권
새어나오는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