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으며 나는 과연 작가처럼 쉰이 다 된 나이에 남편과 해외여행을 할 수 있을까 생각 해보게 되었다. 지금보다 체력도 좋지 않고, 여행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외국의 시골 마을을 여행을 결심하는 것 조차 어려운 일일 것 같다. 그래서 패키지 여행이 활성화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프랑스에서 파리와 베르사유만 가 보았는데, 책에 묘사된 프랑스
공원의 의자들을 보며 ‘어! 나도 저 의자 봤는데!’ 하며 잠시 반가움을 느꼈다. 그리고 파리에서 지나다가 들른 빵집에서
사먹었던 크로와상이 진짜 내 인생 크로와상이라고 할 정도로 맛있었는데, 빵집과 빵에 대한 언급이 있어서
더욱 반가웠다.
저자는 프랑스 곳곳을 여행하며 정말 그 지방의 풍경이라던지, 도착했을
때의 상황, 방문했던 곳의 분위기와 어떤 일이 있었는지 글과 일러스트로 잘 묘사해 놓았다. 여행 갔을 때 남는 것이라고는 사진밖에 없는데 일러스트를 그릴 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 더 당시의 상황을 잘
묘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여행을 하면서 느끼지만 내 계획대로 되는 것은 없다. 잘 진행된다
싶다가도 어느 순간 생각지도 못한 사고가 생기고, 계획에 없던 다른 일을 하기도 한다. 내가 처음 여행 다닐 땐 무조건 계획대로 이 시간에는 여기, 점심은
이 레스토랑에서, 저녁은 어디에서 날짜와 시간 별로 꼭 해야 된다는 생각이 강해서 혼자 종종거렸는데
어느 순간 너무 계획에 사로잡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뭔가 사건이나
딜레이가 생겨 일정에 차질이 생겨도 “응 괜찮아. 원래 계획이란
소용없어.”의 정신으로 일정을 수정해가며 나만의 여행을 즐겼다. 저자도
여행하며 사소한 사건이나 사고로 딜레이가 되기도 하고, 길을 잃기도 하지만 그 동안의 연륜이 있어서
그런지 큰 동요 없이 여행을 잘 마무리 지었다. 쉰 가까이 되면 정말 낯선 환경에서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져도 노련하게 넘어갈 수 있을까
사실 나는 파리에 첫 인상이 그렇게 좋지 않아서 프랑스는 다시 가고 싶지 않은 나라 중 하나다. 그런데 저자가 가 보았던 몇몇의 작은 소도시는 지금은 어떨지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사실 책 내용이 썩 재밌지는 않았지만 잔잔한 프랑스 여행기를 읽어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이 리뷰는 yes24 리뷰어
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 되었습니다.]
직장에 질리고 가족들에게 물리고, 스스로에게 권태를 느낄 때
우리가 품는 환상으로서의 여행에 대한 이야기
여행의 기술, 사랑의 기술을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한다. 그리고 남들보다 여행을 잘 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이 책의 저자가 바로 누구보다 여행을 잘하는, 30여 년간 전 세계 곳곳을 누빈 여행전문가이다. 그런 여행전문가가 자신의 프랑스로의 허니문 여행기를 책으로 냈다. 그것도 마흔 여덟의 재혼 허니문기다. 두 살 더 많은 남편 역시 여행을 즐기고 한 번도 삶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낙천주의자다. 그들의 허니문은 어떠했을까?
우리는 허니문하면 대개 깨가 쏟아지고 달달한 낭만적인 여행을 상상한다. 특히 대한민국의 청춘남녀에게는 더욱 그렇다. 여행가의 전문적인 가이드와 달달한 여행기를 기대했다면 실망스러울 수 있다. 그것도 재혼 아니면 삼혼일지도 모를, 반백년을 살아온 이들의 허니문이라면 더욱 그럴 수 있다. 책 안으로 들어가면 여러 구절에서 저자 비비안은 중년의 시선으로 여행과 사랑을 얘기한다. 우리가 이 책에서 기대하는 것은 여행지의 랜드마크에 대한 감흥이나 고급스러운 혹은 유용한 정보보다는 모든 것에 권태를 느낄 때 쉼표로서의 여행에 관한 이야기다. 그리고 저자는 여행에 대한 기대에서 시작하여 도착하고, 좌충우돌하고 적응하다가 제자리로 돌아오는 과정을 사랑의 과정과 빗대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저자는 19살 산업용 게이지 생산 공장의 평범한 여공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였지만, 따분하고 변화 없는 일상에서 탈출과도 같은 휴가 여행에 대한 기대에서 여행가의 첫발을 시작한다. 그리고 30년 넘게 전 세계를 유람하는 여행전문가가 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프랑스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지닌 저자는 여지없이 재혼 허니문 여행지로 프랑스를 선택한다. 누구에게나 흔한 프랑스 여행이 아닌, 때론 여행가로서 때론 신혼의 신부로 때로는 한량처럼 때로는 여행전문가처럼 허니문을 즐긴다. 그 이야기 안에는 사랑과 여행에 대한 저자의 오랜 생각이 정리되어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저자가 말한 것처럼 그냥 허니문 여행기가 아닌 여행의 기술류에 속하는 에세이이다. 물론 프랑스 여행의 길잡이가 될 만한 내용도 꽤 눈에 뜨인다.
1단계: 기대, 사랑과 여행에서 도착이 즐거움의 절반이다
2단계: 열병, 도착은 첫눈에 반한 사랑과 여러모로 비슷하다
3단계: 현실 확인, 길 위의 작은 요동
4단계: 허니문 기, 로맨틱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의 여행
5단계: 어려운 때가 닥쳐오다, 생존 요령
6단계: 안락지대, 기나긴 여정을 위한 준비
7단계: 길의 끝, 길의 끝은 헤어짐과 여러모로 비슷하다
8단계: 다시 제자로, 우리는 언제나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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