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http://blog.yes24.com/document/11576347)에 나오는 "연결되어 있다"와 "춤추어라"는 (하)권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하)권에서는 그것들을 해결하기 위해 이야기를 풀어간다.이 책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일까? (상)권을 읽으면서 무척 궁금했었다. (하)권을 읽으면서 주인공 나 의 주위 인물들이 죽어가는 것을 보면서 그 궁금증은 더욱 더 깊어졌다. 그리고 책을 덮고 나서는... 설마 진실한 사랑 을 찾아가는 이야기가 이 책이 의미하는 바인가? 좀 더 세련되게 이야기하면 진정한 자아 찾기 정도 되려나.책은 무척 흥미롭기 때문에 읽는데 전혀 막힘 없고, 한번 잡으면 놓을 수 없다. 하루키의 문체가 이러한 독서에 대해 한몫을 한 것 같기도 하고. 게다가 가끔씩 나오는 야시시한 장면도 역시 한몫을 차지는 듯. <댄슨 댄스 댄스>를 끝으로 이제 양사나이는 더 이상 등장하지 않을 것 같다. 대신, 양사나이를 좀 더 구체화한 것들, 이데아, 메타포 같은 것들이 이 책 이후로의 하루키 문학에 등장하겠지. 그래서 읊조려본다. 양사나이 안녕~"... 자세의 문제야. 여러가지 사물을 사랑하려고 노력하면, 어느 정도까지는 사랑할 수 있어. 기분 좋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면, 어느 정도까지는 기분 좋게 살아갈 수 있고 말이야.""하지만 그 이상은 안 된다는 거군요?""그 이상은 운이야" (p.94)
「상실의 시대」로 유명한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소설이다. 작가는 환멸로 가득찬 이 세계 속에서 존재의 정당성 을 추구한다. 이 작품 역시 열정의 이데올로기 시대를 지나 무료한 고도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개인들이 느끼는 존재의 가벼움 에 접근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운동권 출신인 30대 남자의 방황을 통해 잃어버린 이념의 실체를 확인하고 현실로 돌아오는 과정을 그렸다.
주인공 나 는 잡지사의 자유 기고가. 운동권 학생 출신의 이혼 경력이 있는 남자. 친구와 애인과 정치 이념은 물론 젊음마저 잃고, 상실의 시대를 살며 관념의 세계를 방황한다. 나 에게 과거의 관념의 세계를 상징하는 양사나이 는 춤추어라,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되도록 멋있게 춤을 추어라라고 말한다. 나 는 잃어버린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계속 춤을 추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사랑과 쾌락을 추구하다 시련도 겪는다. 환상의 여인 키키 , 청순하고 조숙한 열세 살 소녀 유키 , 그녀의 어머니 아메 , 학창 시절 동창생 고탄다 등을 둘러싸고 파란만장한 사건과 의문의 죽음이 이어진다. 우여곡절 끝에 ‘나’는 이제껏 춤춰왔던 파트너가 여성이 아닌 자기 자신이었음을 깨닫게 되고, 그런 관념과 환상의 세계에서 깨어나 현실의 애인 유미요시 를 찾아 처음으로 가슴 떨리는 사랑에 눈뜬다.
60년대 말, 저자 하루키가 투신했던 전공투 학생 운동이란, 반미 반체제적인 정치 투쟁이었다. 한국의 운동권 학생들과 비슷한 성격의 투쟁을 전개했던 그들 일본의 전공투 학생들은 경찰에 대한 투석과 화염병 공격을 자행했고, 경찰은 최루탄과 진압봉 세례로 맞서 양쪽 모두 상처투성이가 되었다.
60년대 말 마침내 전공투 학생 조직은 붕괴되고, 이념과 정치와 애인, 그리고 친구 등 모든 것을 잃게 된 주인공인 나는 갈 길을 잃고 방황한다. 이때 과거와 관념의 세계를 상징하는 양사나이의 충고에 따라 계속 춤을 추어 간다. 그러나 파트너가 여자 아닌 자기 자신임을 발견하고, 새 삶을 찾기 위해서는 과거와 관념의 세계를 상징하는 환상의 춤을 멈추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진실한 사랑을 찾아간다는 것이 이 소설의 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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