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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산행』과 함께 출간된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소재로 한 소설인 『키스와 바나나』를 들고 책 두 권을 비교했다. 무엇을 기준으로 책을 두 권으로 나눴는지…. 작가들의 연배를 기준으로 반을 나눈 것을 발견했는데 단순히 그것만은 아닐 것 같았다. 책을 모두 읽은 결과, 『한밤의 산행』이 쓸쓸하고 서글픈 분위기라면 『키스와 바나나』는 과감하다. 밝은 분위기도 있고 묘한 분위기도 있는데 소설 모두를 관통하는 느낌은 과감하다는 것이다.과연 괜찮을까 싶은 충격적인 소설도 있어서 이 책이 조금은 걱정이 된다. 충격적인 소설은 두 편이었는데, 하나는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라는 소설과 「소년 7의 고백」이다. 어디서 소재를 가져왔는지 알 수 있어서 제목만 보고도 무엇이 소재인지 금세 알아차릴 수 있었다.「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는 MB를 소재로 한 소재다. 그것도 그를 지칭하는 ‘쥐’의 털을 벗기고, 다리를 하나하나 자르고 다져서 쥐 편육을 만드는 시원한 소설이다. 물대포로 실명한 남편, 용산에서 추락한 아버지, 광우병에 걸리는 딸을 둔 엄마를 등장시켜서 살이 떨릴 정도로 분노를 일으키는 소설이다. 소설 같지 않은 소설을 읽으면서 소설과 작가의 역할을 생각하게 되었다. 문학의 현실참여가 잊었던 것을 다시 상기하게 했다. 「소년 7의 고백」은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서 소개된 ‘309동 옥상 집단 성폭행 사건’을 다뤘다. 소년을 화자로 경찰의 허위자백 유도과정을 그렸다. 사회와 청소년 문제를 다뤘던 『모르는 척』의 연장선상에 있는 느낌이었고, 안보윤 작가의 스타일로 그린 현실 소설이었다.두 개의 충격적인 소설은 책이 걱정 될 만큼 사회적 문제를 직접적으로 적나라하게 다루고 있었다. 너무 분명하게 현실을 상기시키는 두 작품 때문에 다른 작품들이 좀 덜 충격적이었지만 재미있는 소설들이었다. 헤밍웨이, 스콧 피츠제럴드의 아내인 젤다, 박태원을 소재로 한 소설들, 대구지하철, 일제 강점기의 학교, 노론과 소론의 조선 등 다양한 작품들이 각각의 특색을 갖고 있는 소설들이었다. 이 책은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소설, 현실을 그대로 소재로 사용한 소설, 현실을 변형한 소설로 이뤄져서 소설이라는 장르의 힘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소설의 맛은 이런 것이 아닐까?
한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13인이 쓴 역사 테마 소설집
자유로운 상상을 통해 ‘가능성의 역사’를 쓰다!
역사적 사건과 인물이라는 소재로 한겨레출판 문학웹진 〈한판〉에 1년여 동안 연재됐던 13편의 단편소설을 모은 역사 테마 소설집 키스와 바나나 가 출간되었다. 표제작 〈키스와 바나나〉를 쓴 황현진을 비롯해 하성란, 강영숙, 박정애, 조두진, 강병융, 윤고은, 조영아, 안보윤, 서진, 이영훈, 손보미, 주원규는 15년이란 등단 연차와 기성과 신인이란 이름을 넘어 한 명의 소설가로서 역사라는 풍경 안으로 진지한 문학적 탐사를 떠난다. 역사 안에서 이들이 찾아낸 것은 잃었거나, 잊혔거나, 사라졌거나, 스러져간 사람과 사건 들에 대한 이야기다.
하성란의 〈젤다와 나〉는 피츠제럴드와 젤다 세이어를, 강영숙의 〈폴록〉은 화가 잭슨 폴록과 수은중독으로 사망한 소년 노동자 문송면을, 박정애의 〈미인〉은 조선시대 붕당정치의 한복판에 있던 허견과 그의 아내 홍예형을, 윤고은의 〈다옥정 7번지〉는 1920년대 경성에 있던 박태원이 아닌 2010년 서울에 있는 박태원을, 서진의 〈진짜 거짓말〉은 키웨스트에 있는 헤밍웨이를, 이영훈의 〈상자〉는 조선시대 소경 점복가 홍계관을, 손보미의 〈고귀한 혈통〉은 패리스 싱어와 이사도라 덩컨을 우리 곁으로 데려온다. 또한 조두진의 〈첫사랑〉은 일제강점기 때의 대구의 한 일본인 중학교로, 강병융의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는 MB 정권 시절의 촛불 집회 현장으로, 조영아의 〈만년필〉은 대구 지하철 참사 현장으로, 안보윤의 〈소년 7의 거짓말〉은 수원 집단 성폭행 사건의 경찰 조사실로, 주원규의 〈연애의 실질(?質)〉은 5·18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의 사택으로, 황현진의 〈키스와 바나나〉는 내전 중인 베트남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문학평론가 박진은 해설에서 이들이 역사적 사실의 권위에 짓눌리는 대신에 상상력의 무한한 자유를 누리며 사실의 역사가 아닌 가능성의 역사를 쓰고 있다 고 말한다. 13편의 소설은 과거에 있었던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우화적이고 풍자적인 수법과 각기 다른 상상력으로 그림으로써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꼭 읽어야 할 새로운 이야기로 재탄생시킨다.
젤다와 나 하성란
폴록 강영숙
미인 박정애
첫사랑 조두진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 강병융
다옥정 7번지 윤고은
만년필 조영아
소년 7의 고백 안보윤
진짜 거짓말 서진
상자 이영훈
고귀한 혈통 손보미
연애의 실질(?質) 주원규
키스와 바나나 황현진
해설_역사, 진실, 글쓰기 박진(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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